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건축저널 이야기인 ‘소통의 방식’은 건축저널의 현장과 감춰진 속내, 제 자리를 찾기 위한 고민과 비전이 담겨 있으며, ‘즐거운 프로젝트’는 저자가 생각하는 건축저널 활동의 연장이자 확장으로, 건축과 공간을 매개로 한 문화 기획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 몸을 통한 부대낌과 에너지, 그 울림의 과정과 변화의 기억들에서 오는 감동의 과정을 말하고 있는데, 건축과 공간을 매개로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고 다시 물리적인 실체로 변모하는 과정이자, 건축과 공간의 중심이 다시 ‘사람’임을 알게 해준다. ‘즐거운 프로젝트’를 함께한 이들이 그 이야기를 대신 전해준다.
다른 하나 ‘우리 건축이 굶주린 것들’은 저자가 수년간 취재 현장을 지키며 작성된 기사들이다. 일관되게 흐르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개별 건축물과 건축가를 넘어서는 한국 건축의 이슈와 논란이 되는 사건들과 만난다.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된다.
마지막 ‘인연의 시간’은 저자와 교감하며 소통하던 지인들, 혹은 취재원, 동료/선후배들의 기억이다. 너무 일찍 떠난 저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은 저자의 부재로 드러나는 사람의 가치인데, 한국 건축저널과 건축저널리스트가 품어야 할 덕목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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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치
최연숙 지음│2014년 8월 25일 출간│145×205mm│475쪽│19,500원
한국 건축저널과 건축비평의 ‘북 릴레이 프로젝트’ 첫번째
문의 정예씨(JEONGYE publishing Company)
전화 070.4067.8952 팩스 02.6499.3373
이메일 book.jeongye@gmail.com
아카데미즘을 기반으로 출발한 건축지의 저널리즘은 일반적인 저널리즘에 종종 위배되는 방향으로 흘러오곤 했다. 독자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기보다 편집자의 독자적인 방향성으로 흘러 왔고, 현 사회상을 직시할 수 있는 복합적인 카테고리들을 엮어 전달하기 보다 건축계의 단면만을 손쉽게 요리해서 전하곤 했다. 잇따라 독자들은 건축저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원했고, 그것은 우리의 현실을 알려내어 공익에 기여하기보다 그들이 꿈꾸는 건축적 이상을 전달하는 기능에 더 큰 무게를 실어 주었다.
결과적으로 건축저널에서 그 사회의 공공성을 이야기한다는 것도 상당한 거리감을 갖게 되었고, 특수한 계층의 기호와 관심을 대변하는 어려운 이야기들로 장식되어 건축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건축잡지는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횡행하게 되었다. 결국 건축저널은 우리 시대 전문가 집단이 가졌던 한계와 오류들을 똑같이 밟고 있는 셈이다. (중략)
어쩌면 건축저널이 갖는 전문성은 쉽지 않은 경계의 벽을 허물수 있는 돌파구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그 전문성이 없다면 건축저널이라고 불릴 수도 없을 테니 말이다. 일반인들의 가벼운 일상으로는 쉽게 인지할 수 없는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보다 구체적으로 전하며, 건축의 창의성을 그들에게 전할 수 있다면, 건축이 문화로 인식될 날이 머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취약한 것은 총론이 아니라 각론이다.
- 『사람의 가치』 건축저널의 사회적 포지셔닝과 비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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