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모레노 지음, 양영란 옮김. 정예씨 출판사 펴냄. 2023년 2월 10일 출간.
이 책은 현시대 기후위기에 직면한 우리의 생활양식과 공간에 대한 대전환을 요구하며, 그에 대한 해법으로 ‘15분 도시’ 모델을 주장하고 그 개념과 철학을 담고 있다.
독자층 : 도시/건축 전문가(건축/도시/환경/생태계, 부동산/경제/행정/스마트시티/ESG 관련 분야), 건축가, 학생, 시민 활동가 등.
국내 언론보도
한겨레신문 [책&생각] ‘시간 도난’ 없고 싶어…삶에 돌려주는 ‘15분 도시’란
문화일보 직장도, 집도, 마트도 ‘15분’거리라면 얼마나 행복해질까[북리뷰]
동아일보 [책의 향기]도시에도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
조선일보 출근길에서 힘 다 뺐다고? 핵심은 ‘15분 도시’에 있다
EBS1 위대한 수업, Great Minds / 이 도시를 어떻게 할 것인가 5부작 https://www.youtube.com/watch?v=vequeA6y2fM&t=7s
목차 및 내용 요약
책 머리에 - 리처드 세넷
들어가는 말 / 시민권, 도시에 존재할 권리
도시는 인간 활동의 결과물이자, 생명과 나눔의 영역이다. 수많은 시스템이 생명체처럼 상호 작용하여,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신진대사가 일어나는 곳이다. 도시는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영구적이지도 않다. 그 일부는 항상 취약하다. 살아있는 도시의 역량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우리의 전반적인 능력에 달려 있다.
“도시에서는 서로를 보완하기 위해, 서로가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는 형태가 가능한한 다양하게 필요하다.” 라는 제인 제이콥스의 말은 살아있는 도시, 만남의 원천, 다양성 및 포용성을 강조한다.
21세기 도시변화의 핵심 자원이 디지털 기술력, 기술과 혁신을 통해 이끄는 변화 역량임은 당연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도시 서비스와 기능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시민들이 선호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융합되어 새로운 세계가 탄생했지만, 우리는 기술 진보가 낙관하는 미래를 한 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다. 알고리즘이란 마법 지팡이를 어디에나 다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시민을 위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은 도시의 맥락, 역사 및 특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대기 중 CO2 농도가 임계치를 넘기면서, 늘어만가는 자연 재해와 사회적 재난은 우리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동시에 도시의 취약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대규모 건설, 천연 자원 고갈, 계속되는 도시 오염, 물 부족이 우리 건강과 삶의 질을 위협한다. 그 이상으로 생명체들의 전체 사슬을 위협한다. CO2 배출, 대기질 저하 요인은 도시 지역의 자동차, 가정과 건물이 발생시키는 것이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그 중 2/3를 자동차가 만들어낸다.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제안은 본질적으로 지구온난화 대책이어야 한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서식지와의 연결고리를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도시 거주자들은 생물다양성을 도시생활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도시에는 실제로 다양한 요구, 용도(기능), 서비스, 흐름이 존재한다. 모든 도시 기능은 거주자들의 생존 욕구와 건강/행복 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도시의 복잡성을 어떻게 고려하는가? 실리콘 사용을 부추기는 도시개발에서? 도시의 다양성, 취약성 그리고 주변 지역과의 사회/경제/문화/생태적 균열을 무시한 채 기술 중심의 도시 비전에서? 승리하는 도시와 패배하는 도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변증법적인 관계에 있다.
도시의 부는 항상 사회적 불안을 수반한다. 문화유산이 있는 빛나는 도시는 가장 무례한 도시다. 비즈니스 도시 역시 빈곤이 창궐하는 도시를 건설한다. 여기, 저기 또 거기. 뉴욕과 퀸스, 상하이의 푸동 주변, 도쿄 그리고 하루에 세 가지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 프랑스에서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한 곳은 도심지다.
삶의 장소인 도시는 다양하고 이질적이며, 다중적이다. 도시의 복잡성은 계산되고 예측될 수 없는 것이라서 사회, 경제, 기술 및 환경 이슈의 교차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복잡성 사상가인 에드가 모랭이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해체다. 불가능하지만 가능한 것은 변화다.” 라고 말한 것을 유념해야 한다. 도시의 복잡성 읽기는 상호의존성과 공동의 선(공익)을 이해하는 변화이자, 향후 10년 동안의 과제다.
2050년 기준, 도시 거주자는 60억 명으로 예측된다(2022년 지구의 인구는 80억 명을 넘어섰다). 도시생활이 주요한 과제가 되었다. 세계는 대부분 도시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이 도시, 인간, 그리고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삶을 건설할 수 있을까? 기후변화로 전멸을 향해 가는 위험곡선을 보며 이에 대응할 의지가 있기는 한 건가? 20세기의 랜드마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대도시, 거대도시, 초대도시에서 동일하게 발견된다. 이것이 과연 세계도시가 처한 곤경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 작가이자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을 기억하자. “오래된 세계는 죽어가고 있고, 새로운 세계는 태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즉 지금은 괴물의 시대인 것이다.”
도시에서 살 권리는 얄팍한 성취 보다 우위에 있다.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 이제는 ‘도시에 살 권리’로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도시 의제’와 유엔 SDG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
현 인류의 생애주기는 주로 도시에서 발전하였다. 도시는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공간이고 시간이자, 우주이다. 도시엔 여러 생명의 우주가 공존한다. 전세계적인 위기상황에서 도시는 전략적인 비전과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주요 가치가 된다.
2030년까지 지구상에 거주하는 83억 인구 중 약 50억 명이 도시지역에 살 것이다. 세계 인구의 12%가 현재 28개 도시에 살고 있고, 현재 140개 도시가 유럽 GDP의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750개 도시가 세계 GDP의 60%를 차지할 것이다. 도시 경제가 매우 중요해진 지금에는 가도시화, 혹은 거대도시화, 그것이 각각의 영토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상세히 규명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재정 투자에 경제, 생태 및 사회 통합의 요소를 포함시켜야 한다. 지속 가능한 세계는 실행 가능하고, 살기 좋고, 평등한 세상의 기로에 서 있다.
세 가지 측면에서 다기능적이고 다원적인 근접도시를 현실로 만든다. 거주, 일, 물자조달, 돌봄, 교육, 여가/문화. 여섯 가지 사회적 필수기능은 생활공간과 시간의 관계에 따라 만들어진다.
15분 도시가 지향하는 것은 첫째로 시간도시계획(chrono-urbanism)인데 거주자들이 도시에 사는 동안 제공받아야 할 것들을 중요하게 다룬다. 또한 공간과 (생활)시간이 결합되는 시공간(chronotopia)을 도시담론으로 제시한다. 보편적인 삶의 원리를 이해하고, 살고 있는 장소를 사회화하자. 그로 인해 형성되는 장소애착(topophilia)은 우리의 경험을 지속 가능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로 바꿔준다. 기억은 현재의 일부가 되고 우리를 미래로 인도한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인식하게 하고, 어디로 가는지를 안내한다.
(도시의)장소와 사물을 소중히 다루는 것이 새로운 도시의 필수기반이다. 이는 영토를 망치지 않기 위한 공통의 실마리이자, 공권력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며, 공동선(공익)을 존중하고 사익을 전유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장소애착은 또한 나 자신과의 만남, 나의 사회적 교류를 위한 만남, 그리고 내 주변 장소에서 일어나는 만남, 살아있는 기억을 위한 강력한 매개가 된다.
21세기는 도시의 세기이다. 또한 인간활동이 야기한 환경오염의 세기다. 이는 199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수상한 파울 요제프 크뤼천, 생물학자 유진 F. 스토머가 제안한 개념으로, 인류세 시대의 지구는 위험에 처해 있다. 경고음이 울리고 카운트다운도 시작되었다. 진로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세기 말 우리 문명은 존재 자체가 회의적이다.
반면 도시개발과 연계된 다른 변화들이 진행중이다. 모든 지역에서 발산되는 인간의 매력적인 활동은, 도시를 문제와 해결책의 원천이자 최전선으로 만든다. 중요한 사실은 도시 공통계(commons)를 위해 싸워야 하며, 물, 공기, 그늘(휴식), 공간, 침묵 그리고 시간은 새로운 도시 전쟁의 핵심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국면은 도시가 전쟁, 위기, 모든 사건/사고로부터, 그리고 왕국, 제국, 국가, 그 어떤 나라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회영역 체계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도시가 가장 지속 가능해진 것은 그 가소성 덕분이다.
도시는 사회발전의 주요 기지인 물리적 랜드마크로 구성되며, 경제적으로나 교통/통신으로나 연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혁명, 특히 로봇 공학, 바이오 시스템, 나노 기술 등이 전세계의 도시를 대폭 바꾸고 있다. 단축된 거리, 더 수월해진 여행과 의사 소통은 서로 다른 언어, 얽혀 있는 문화와 삶의 방식에 근접성을 만들었다.
파리, 보고타, 뭄바이, 라고스, 시드니, 도쿄, 그외 다른 곳에서 초연결도시의 사용자나 사회적으로 단절된 ‘좀비 긱’의 거대한 출현에 맞서 싸우는 것은 우리의 가장 큰 숙제이다. 유비쿼티는 본질적으로 인간적이고 살아있는 것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해 제공되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는 역설적으로 도시의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었다. 의료 서비스만이 아니라, 다른 삶의 리듬, 또 다른 사회성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면서 시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함을 의미한다.
팬데믹은 주거와 직장을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도록 하고, 이웃을 도외시하는 생산/소비의 생활방식을 재고하도록 한다. 즉 근거리 사고를 해야 한다. 이는 곧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다. 도시가 아닌 도시에서의 삶을 되돌아보고, 근접성으로 삶의 회복력을 갖는 것, 가정과 가까운 곳에서 최대한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시간성의 전환, 즉 ‘도보 15분’과 개인 이동수단(자전거, 걷기, 스쿠터 등)으로 이용하는 서비스, 근접성에 입각한 다양한 서비스를 권장한다. 그것은 지역을 재발견하게 할 뿐만 아니라, 평화롭고 초목이 우거진 삶의 공간, 쾌적한 공적 공간, 서로가 만나 어울리는 장소로 만들 것이다. 도시 활동가이자 사상가인 제인 제이콥스가 ‘거리의 눈’을 재발견하라고 했듯이, 도시는 형태를 넘어 용도로 형성되어야 한다.
장소, 다양한 용도, 그리고 용도별 새로운 가능성, 즉 이것은 파스칼의 명언 ‘중심은 어디에나 있고 둘레는 어디에도 없는 무한한 구’와 같은 15분 다핵도시이다. 무한은 제안된 용도의 무한함이며 다양한 사회 인프라의 무한함이다. 체육관으로 변신하는 나이트클럽, 학술활동이 개최되는 스포츠센터, 물건을 수리하는 편의점 공방, 연극 공연이 열리는 아파트, 그리고 격리기간 동안 집집마다 창문 앞에서 울려 퍼지던 합창, 다채로운 시민 이니셔티브 등등.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시민참여로 모든 이가 필수적인 사회 기능(주거, 직장, 물품공급, 돌봄, 교육, 여가)을 가까운 데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읽고 나서 - 사스키아 사센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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