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한강이 우리 삶의 중대한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강에서 일어나는 건축 행위가 삶에 어떻게, 얼마만큼 영향을 줄 것인가가 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들은 뱃길과 연관성, 그리고 한강 활성화로 기대되는 경제적 가치, 생태계와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 정도로 오히려 다른 의미나 가치는 묻혀 버리곤 한다. 한강이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정비되면서 강북 강변과 강남 강변을 얻었고, 한강 둔치에서 인근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5백 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고 토끼굴을 통해서만 접근 할지언정, 사람들은 소소한 일상들을 그 강변에서 보내왔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재정비는 한강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시민들에게 한강을 되돌려주기 위해. 그 하이라이트에는 인공섬이 있고 대대적인 재정비와 함께 한강의 풍경을 재구성한다. 바야흐로 하늘엔 조각 구름이 떠있고 강물에는 유람선이 떠있고, 인공섬도 떠있게 되었다.
한강 르네상스의 인공섬은 반포 지구에 건설되는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로 3개의 인공섬이 부교로 연결된다. 얼마 전 제 2섬이 한강에 진수(進水)되었고 첫 번째와 세 번째 섬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 오는 10월 말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그리고 플로팅 아일랜드에 앞서 작년 가을, 마포대교 남단 여의 지구 한강 공원에 ‘플로팅 스테이지(Floating Stage)’가 이미 완공된 바 있다. ‘플로팅 스테이지’는 공연이 없을 때는 카페 및 다목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 구조체가 열리는 개폐식 수상무대이다. ‘플로팅 아일랜드’도 서울시장이 G20 정상 회담을 공언할 만큼의 다기능 종합문화시설에서 수상 레저 시설까지 겸하게 된다. 이 둘은 서로 비슷한 시기에 한강에 건설되고, 모두 지지 기둥과 기초 없이 물 위에 떠 있는 ‘플로팅 건축’이다.
그런데 피어(Pier) 건축이 아닌 플로팅 건축인 것은 한강의 수위 차이 때문이다. 조수간만으로 한강 수위는 매일 +50/-50cm 가량 차이 나고, 3~4년에 한 번씩 큰 홍수로 최고치 11.2m, 보통 7~9m까지는 수위가 올라간다. 평상시 최고 수위를 기준으로 건축하더라도 썰물 때는 1m만큼 기둥이 드러난 채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 잠긴다. 플로팅 건축은 조수간만으로 수위 차가 크고 홍수기가 빈번히 생기는 한강에 더 적합한 건축 방식으로, 고려해야 할 외부 조건이 많아 특별한 건축디자인을 요하고 구조와 건축시공 면에서 일반 건축물과는 다른 점이 많다.
휴먼 스케일 vs. 어반 스케일
플로팅 원리
플로팅 인 딜레마
‘플로팅 스테이지’의 건축 공사비만 약 65억 원, 플로팅 아일랜드는 비공식 추정치로 약 960억 원이라고 한다. 수면 위에 인공 대지를 조성하는 비용이 건물 조성 비용만큼이나 많이 들어가는데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기엔 부담이 크다. 반면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을 찾기가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존의 한강 바지선들도 카페나 레스토랑, 간혹 연회를 열 수 있는 정도이다. 그리고 제도적으로 사용 승인과 재산권 보호 시스템(등기)이 확립돼 있지 않은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수상에서 피난이나 안전을 고려할 때 플로팅 건축물의 상부 구조물에는 건축법보다는 강화된 기준이 요구되나, 안전에 관한 기준과 조건은 마련 중에 있어 한강사업본부에서 준공 검사와 사용 승인을 대행하고 있다. 그리고 피난 시뮬레이션 분석 작업을 통해 사전 검증을 거치고 있다. 하부체는 우리나라 선박인증기관인 한국선급(KR)에서 안전도 검사와 승인을 따로 받고 있다.
어쨌거나 플로팅 건축물은 특수 건축물인데 비해 설계비나 사업성 면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고, 기후 변화와 환경 면에서 태생적 제약이 있다. 건축가들에겐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 까다로운 작업이다. 반면에 미개척 분야인 수변 공간의 매력과 좀더 풍요로운 한강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정책 의지가 어떤 식으로 드러날지는 지켜 볼 필요가 있겠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한강이 서울시에서 가장 비싼 땅이 될지.
강권정예 기자 jeongye골뱅이hotmail쩜com WIDE 20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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